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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의 시사칼럼] 저출산 위기극복, 남녀갈등 해결이 우선

기자명 : 문형봉 입력시간 : 2021-05-12 (수)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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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지 만 칼럼니스트

최근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고 한다. 줄어드는 출산율로 군 병력 보충에 차질을 겪고 있고 이미 군 간부로 여군을 모집하고 있어 여성의 육체적 능력이 결코 남성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여성 징병제는 정치권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남녀 모두 백일동안 의무적으로 기초군사 훈련을 받자는 남녀평등 복무제 도입을 제안한다거나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 헌재는 남성에게만 병역의무를 부과한 병역법에 대해 합헌결정을 했다. 남성이 전투에 더 적합한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성은 생리적 특성이나 임신과 출산으로 훈련과 전투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만장일치로 내린 것이다.


과거 이념과 지역 문제가 이제는 세대갈등, 남녀갈등으로 넘어오면서 더욱 안타까운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갈등이 너무 없는 조직이나 사회보다는 적절한 갈등이 존재하는 경우가 더 미래지향적이긴 하다. 서로에 대한 분석과 비판으로 더 나은 대안과 방안을 제시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와 타협은 상호작용과 변화를 통한 민감성을 증가시키며 갈등 해결의 질을 개선 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갈등이 심화되면 자신과 다른 의견에 대해 적대감이 증가하고 서로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극대화되면서 조직과 사회의 발전을 저해시킨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준 27만 명으로 합계출산율은 이미 0.84명까지 떨어졌고 4분기에는 0.75명으로 역대 최저라고 한다. 코로나19가 출산율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는 올해는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혼인 건수 또한 21만여 건으로 전년보다 이만육천 건이나 줄었다. 5년 전 30만 건 아래로 떨어진 이래 계속해서 감소하다 이제 20만 건도 위태한 상황에 놓였다. 혼인이 줄어드는 이유는 저출산으로 결혼의 핵심 연령층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결혼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아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주거비와 취업 등 결혼 준비를 위한 경제적 어려움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특히 여성의 경우에는 경제적 여유와 만족도가 높아짐에 따라 혼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비율도 점차 늘고 있다.

문제는 남녀갈등이 저출산과 혼인 기피에 대해 더욱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결혼을 미루거나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는 암울한 시대 속에서 결혼 당사자인 남녀 간의 갈등은 하루라도 빨리 봉합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남녀갈등의 원인을 들여다보면 남성들은 군 복무로 인한 취업 준비의 어려움에 따른 불만이 점점 쌓여가고 있고 여성들은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불이익과 연봉 및 승진 등의 직장 내 차별을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가 상충하며 여성의 군 복무 청원까지로 확대된 듯하다.


필자 또한 예비역 소령으로 사단사령부 공보장교와 국군병원 정훈과장으로 군 생활을 하면서 겪은 바로는 우리 군의 현실과 여건상 여성들의 군 의무복무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신 취업이나 진급 시 성비 비율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지도록 개선하고 군 복무기간이 직장이나 공직생활에서 미흡한 점 없이 세세한 부분까지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사관학교나 학군장교는 학업과 훈련이 병행하여 실시되지만 학사 장교의 경우에는 대학을 졸업한 후 입대하여 강도 높은 집중훈련을 받게 됨에도 불구하고 4개월의 사관후보생 훈련 기간이 공무원 호봉산정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또한 복무기간에 대해 100% 인정받는 임용 후 군경력과는 달리 공무원임용 전 군경력의 경우 호봉 및 총 경력은 반영되고 있으나 인사이동과 표창 경력에서는 여전히 제외되고 있다. 이외에 4만 원 정도의 열악한 예비군 훈련비도 최소 2배 이상 증액하여 보상적인 차원에서 현실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국 모든 대학에서 군 복무 경험을 다수의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도 전면적으로 속히 시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정부와 정치권에서 국민적 이해와 합의를 이끌어 모병제로 하루빨리 전환하는 방법이야말로 갈등의 원인과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길이다. 첨단화, 디지털화되어가고 있는 미래 국방력은 병력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자신의 임무에 특화되고 전문화된 소수정예화가 갖추어져 있는지가 중요한 시대이다. 모병제를 시행하면서 부족한 인원을 무기, 장비, 군수물자의 첨단화로 보충하면 된다. 특히 모병제는 실업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직업 군인은 약 12만 명 정도로 30만 명을 모병제로 대체하는 경우 20만 명 가까운 일자리가 창출된다. 10년 전 10만 원 내외인 병장 월급이 최근 60만 원을 넘어섰다. 2025년에는 백만 원 가까이 인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징병제로 인한 의무감보다는 모병제를 통해 원해서 군 복무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높은 전투력을 창출한다는 것은 다수가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미래전은 전자전으로 고지를 점령하는 시대가 아니다. 첨단무기와 디지털 장비로 무장한 전문화된 장기복무 군인 한 명이 21개월 의무복무자 3명 이상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고도 남는다.


남성은 우리의 아버지이자 아들이고 여성은 우리의 어머니이자 딸이다. 가족이라는 구성원으로서 남녀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지금의 갈등은 서로에 대한 양보와 배려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를 적대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소통하면서 성장해가는 소중한 파트너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더불어 이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긍정적 공감대 형성이야말로 혼인율을 높이고 저출산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이다. 남자와 여자이기 이전에 우리는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소중한 가족이라는 사실도 꼭 명심하자.


- 최지만 칼럼니스트 -
김포 운유초 교사 / 네이버 및 다음 인물정보백과 등재 / KBS 아침마당, MBC 경제매거진, EBS 부모광장 등 20여회 방송 출연 / 국무총리, 장관, 도지사, 교육감 표창 / 한국교육신문(한국교총) 및 더케이매거진(교직원공제회) 경제칼럼 연재 / 현(現) 특수경찰신문 시사칼럼 연재 

 

문형봉 기자 mhb0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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