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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영 박사 칼럼, 지워지지 않는 역사 (The Absolutely Undeletable History)

* Calvin Theological University 장부영 교수 *
기자명 : 이창희 입력시간 : 2021-05-18 (화)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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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lvin Theological University 장부영 교수 *

지워지지 않는 역사 
(The Absolutely Undeletable History)

컴퓨팅하다 보면, 종종 지워지지 않는 악성 바이러스(malware) 때문에 애를 먹을 때가 있다. 그런데 때에 따라 바이러스를 지우려면 그 바이러스가 붙어 있는 프로그램 자체를 지워야 할 경우가 있는데, 그렇게 되면, 파일들(files)이 날아가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을 못 쓰게 된다. 더구나 바이러스가 하드 드라이브의 시스템 파일들(system files)에 은밀히 붙어서 숨어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손을 빌려야 하는데, 그것도 잘못 건드리게 되면 컴퓨터 자체를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도 전문가를 통하여 포렌식(forensic)을 하게 되면, 지워진 그 파일들(files)의 족적(足跡)을 추적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컴퓨터에서 사용했던 자료들(data)이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컴퓨터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이것은 물리적(physical)인 것이기 때문에 드라이버가 완전히 파괴되었을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

그러나 역사(歷史)의 경우에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역사란 시간(Time) 위에 쓰여진 것이므로, 물리적으로 지우려 해도 지워지지 않기 때문이며, 객관적인 사실 “그 자체”(fact itself)이기 때문이다. 물론, 학자에 따라서 역사를 주관적인 기록으로 보아 “역사는 해석”(history is interpretation)이라는 논리를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에는 역사의 객관성(objectivity)과 주관성(subjectivity)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대부분 역사를 주관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에서 객관적인 역사란 있을 수 없다고 하지만, 이것은 역사의 객관성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사시대는 기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역사도 역시 시간(time)의 흐름 속에 반드시 그 족적(footprint)을 남기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사막을 걸어가는 사람의 발자국은 사막의 모래 자체를 없애지 않는 한 반드시 남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러므로 시간을 지우기 전에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거나 지울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역사는 이미 지나간 사실(passed facts)이기 때문에, 지울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상황이다. 이것이 하나님의 창조로 시작된 시간 속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이라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선사시대나, 기록되지 않았거나 왜곡된 역사까지 호리(毫釐)라도 남김없이 찾아 심판하신다.

이 역사적 사건들은 인간이 지운다고 해서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지우려고 하는 인간의 그 “조작행위”까지 고스란히 역사로 남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역사는 절대적이다(History is absolute). 그러므로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추한 자신을 미화하려고 고의로 역사를 지우려는 것은, 이미 자신이 남긴 “악의 역사”보다도 더 흉악한 범죄행위이다. 이러한 행위를 조작(造作, manipulation)이라고 한다. 사건을 조작하고 역사를 조작하여 인간에게 해악을 끼치는 사람같이 흉악무도한(凶惡 無道) 인간은 없다. 그로 인하여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철저하게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은 도덕적으로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사람이다. 이성을 잃은 짐승‐인간(beast‐man)이라는 뜻이다. 이러한 사람을 성경에서 회개할 수 없어서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히 6:6; 10:26~7; 요일 5:16).

물론, 실존주의(existentialism) 신학자 칼 바르트(Karl Barth)는 역사를 초 역사(Geschichte)와 역사(Historie)로 분리하여, 초 역사(Geschichte)를 원형(archetype)으로 역사(Historie)를 표상(ectype)으로 이해해서, 이 세상의 역사를 초 역사에 종속시켜 실존주의적(existentialistic) 의미를 부여했으며, 루돌프 불트만(Rudolf Bultmann)은 역사를 “죽은 과거”(dead past)로 규정하고, 역시 현재적 상황에 실존주의적 의미를 부여하여 역사적 사건이란 시간(objective time) 속에서 일어나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인간의 주관적인 의식(subjective consciousness)에 의하여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사건(event)으로 이해했다. 이렇게 되면, 역사의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이해가 불가능하고 실존주의적 해석에 따라 도리어 역사에 대한 주관적 해석에 의존하기 때문에, 하나님의 창조원리를 부정하게 되어, 시간에 따른 “역사는 해석”이라고 주장하는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

17세기 종교개혁 이후에 재세례파(Anabaptist)는 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의 “악의 역사”로 점철된 중세의 역사(the history of Medieval Age)를 뽑아버리고(지워버리고)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벌렸는데, 이것은 기독교의 역사의식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처사이다. 이러한 운동으로 종교개혁의 주체 세력이었던 개혁교회의 핍박을 받아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것이다. 개혁(reformation)이란 잘못된 역사도 수용하되, “악의 역사”와 “선의 역사”를 분별하여 “악의 역사”는 반성하여 고쳐서 바로잡고 “선의 역사”는 시대 상황에 따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악의 역사라고 해서 역사 속에서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교훈으로 받아들여 미래를 더욱 선의 역사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곧 개혁의 역사관이다. 역사는 인간이 제거한다고 해서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알아야 한다. 악몽 같은 일제의 강점기라고 해서 과거(past)를 무조건 제거하거나 증오하는 소인배와 같이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현재(present)와 미래(future)를 위하여 과감하게 대처해나가는 것이 역사를 대하는 현명한 처세라고 할 수 있다.

오래전에 한국의 대통령께서 “5공, 6공의 역사는 지워버려야 한다”는 주관적 역사의식을 가지고 일제의 잔재를 없애야 한다며, 일제의 상징물로 남아 있던 중앙청(총독부) 건물을 때려 부수는 것을 보고, 그 당시 필자는 대통령이 올바른 역사의식이 없다고 불평을 하자, 옆에서 와이프(wife)가 국민의 83% 이상이 지지하는 대통령을 왜 비판하느냐고 해서 다툰 적이 있다. 대통령이 없앤다고 일제의 잔재가 없어지고, 5공, 6공의 역사가 없어지겠는가? 쉽게 예를 들면, 서구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오히려 과거의 역사적 유적들과 유물들을 소중히 여겨 역사적 교훈으로 삼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것이 올바른 역사의식인 것이다. 특별히 독일에서는 “악의 역사”인 히틀러의 잔재들을 고스란히 보존하여 역사적 교훈으로 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악(惡)의 역사”라고 해서 역사를 말살하려는 행동은 오히려 일제 강점기의 일본이나 북한의 역사관(歷史觀)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역사를 없애거나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왜곡하거나 조작을 해야 한다. “선(善)의 역사”나 “악(惡)의 역사” 모두가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이다. 이러한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들에 대하여 일방적인 주관으로 접근할 때에 왜곡된 역사관을 갖게 된다. 우리는 전통(tradition)과 문화(cultural fashion)의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얼마 전에, 우연이 페북을 살펴보다가 국회의원 중에 어떤 분이, “‘대통령 탄핵’도 역사, 역사를 부정해선 안 됩니다...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난 것은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탄핵을 받아 물러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합니다...‘대통령 탄핵’도 역사입니다.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됩니다...국민의힘 내부에선 오래전부터 ‘탄핵의 강을 넘자’는 외침이 이어졌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어서, 그래서 즉시 리플을 달았다. “의원님께서는 역사관이 잘못되었거나 역사의식이 없는 분 같습니다...탄핵도 역사니 역사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한 걸음 더 나가서 탄핵을 받아 물러난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에게 큰 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한 것은 잘못된 역사의식입니다. 탄핵도 역사인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그 역사에 대한 해석(interpretation)이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올바른 해석(right interpretation)을 위해 공부 좀 더 하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라고 자존심 상하는 조언을 해주었다. 역사적 “사실”(fact)과 “진실”(reality), 그리고 “진리”(truth)의 개념과 역학관계에 관하여 좀 더 공부하고 판단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을 한 적이 있다.

그리고 지난 대통령 탄핵 사건에 관하여 포괄적으로 서베이(survey)하고, 심도 있게 연구한 후에, 과연 “탄핵의 역사”가 어떠한 역사인지를 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과연 그것이 “선의 역사”인지 아니면, “악의 역사”인지를 분별하는 분명한 역사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합법의 역사”인지 아니면 “불법의 역사”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우리의 역사가 왜곡되거나 조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에 아무런 리플(reply)이 없어서 다시,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의원님의 말씀 ‘대통령 탄핵’도 역사, 역사를 부정해선 안 됩니다...‘대통령 탄핵’도 역사입니다. 이것은 ‘선의 역사’와 ‘악의 역사’를 분별하지 못하는, ‘역사의식’이 전혀 잘못된 언사입니다. 필자가 수년 동안 온갖 정보를 섭렵하여 내린 결론은 이것은 ‘합법적 불법의 역사적 사실’로 ‘악의 역사’라는 결론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나라가 이처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이것이 우리나라의 불행한 역사이다.

대부분 위정자는 자기의 정당이나 직장과 사리사욕으로 인하여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얼마 전에 정당정치의 올바른 자세에 관해서 간단하게 말한 적이 있다. 국회의원이라면, 자기 정당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이 대의민주주의 정당정치의 기본이다(물론, 국가와 정당의 정체성을 벗어나는 사안에 대해서 결정하는 것은 안 되지만). 설혹, 자기의 주장에 맞지 않는다고 해도 정당의 결정은 당내에서 수많은 토론을 거쳐서 대의로 결정된 사안이기 때문에 따라야 한다. 만일,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위헌이나 불법적인 근본적 문제로 동의하지 못하면 당내 토론 중에 열렬히 성토해야 하며, 그런데도 뜻을 이루지 못하면 당을 떠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도 당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당에 해악이 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정당정치에 반할 뿐만 아니라 정치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전 정권이 맥없이 무너지고 현재의 고통을 당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더욱 중요하고 심각한 것은, 종말론적으로, 이와 같은 세상의 역사(정세)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에 의해서 조정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음모론(conspiracy)에서는 이것을 그림자 정부(shadow government)로, 배후에서 그것을 조정하는 세력을 프리메이슨(Freemason)이나, 일류미나티(Illuminati)와 같은 비밀조직으로, 앞으로 새 세계질서(New world order)를 통하여 세계단일정부(One world government)를 수립하려는 세력으로, 딥스테이트(Deepstate/Cabal)의 세계주의자들(Globalists)이라고 규정하여 주목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과연, 그것이 사실이라면, 이들의 세계화(Globalization)를 통하여 성경이 예언한바, 마지막 때의 적그리스도(Anti‐Christ)인 큰 바벨론(the Great Babylon)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계 14:8; 16:19; 17:5; 18:2; 18:10; 18:21; conf. 창 11:9). ✝✝✝✝✝


중앙취재본부 이창희 기자 jesus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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